Making of · I Drank the Dawn

「새벽을 마셨다」 작업기

7월 1일에 곡을 만들고 9월 30일에 뮤직비디오를 올렸습니다. 91일 중 실제로 붙잡고 있던 건 7월 초 2주와 9월 말 2주입니다. 그동안 만든 것과 버린 것을 순서대로 적었습니다.

「새벽을 마셨다」 뮤직비디오 썸네일. 물웅덩이에 비친 새벽 하늘 위에 선 구두YouTube에서 보기
3:52
Runtime
666
MJ Stills
68
Final Cuts
28
Slowed Cuts
6,960
Frames Upscaled

술에 취해 새벽 골목을 걷는 남자의 이야기입니다. 장르는 네오소울/R&B이고, 「빈 것도 걸어가면 무게가 되니」라는 가사가 들어 있습니다.

공개 하루 전까지 제목은 「빈 채로 걸어가 / Last Call, First Light」였습니다. 제목 후보를 나란히 놓고 보다가 「새벽을 마셨다」로 바꿨습니다.

01 · Song

Suno로 만들고 Ableton에서 다시 섞었습니다

Suno에 넣은 태그는 neo-soul, Fender Rhodes, J Dilla 스윙, 살짝 쉰 남자 보컬, 78bpm이었습니다. 나온 곡을 재 보니 실제 템포는 77bpm이었습니다.

스템 12개로 받아 Ableton에서 다시 섞었고, 하이햇 루프를 하나 더 얹었습니다. 믹스는 11번 뽑았습니다. 소리가 먹먹하게 들려서 4kHz를 2dB 올린 판도 있고, 다이나믹을 더 풀려고 Ozone의 업워드 컴프레션을 끈 판도 있습니다. 영상에 들어간 건 11번째 믹스이고, 최종 음량은 -14.2 LUFS입니다.

02 · Style

화풍을 네 번 갈아엎었습니다

처음엔 FLUX로 스토리보드를 그렸습니다. 그 뒤로 얼굴 없이 명암만 강한 그림, 호퍼풍, 화양연화풍을 거쳐 일본 애니메이션 영화풍 일러스트까지 왔고, 마지막 것만 남았습니다. 호퍼풍은 감정이입이 안 된다는 이유로 버렸습니다.

Midjourney로 뽑은 스틸은 666장입니다. 전부 Relax 모드로 돌렸습니다.

화풍 단어는 프롬프트 맨 앞에 와야 먹혔습니다. 프롬프트가 A Japanese anime film style illustration…으로 시작하게 바꾸고 나서야 화풍이 고정됐습니다. 배경은 서울 골목이라 한글 간판, 붉은 벽돌, 초록 대문을 프롬프트에 적었습니다.

  1. 거친 붓질의 골목에 선 남자의 실루엣1FLUX 스토리보드
  2. 어두운 골목을 걸어가는 남자의 뒷모습2얼굴 없는 명암
  3. 강한 햇빛이 드는 옥상에 선 코트 차림의 남자3호퍼풍
  4. 호박색 불빛의 좁은 골목 끝으로 걸어가는 실루엣4화양연화풍
  5. 입김을 내뱉는 주인공의 옆얼굴5애니메이션 영화풍
1~4는 버린 화풍의 시험 컷이고, 5는 공개본의 1:48 장면입니다.
03 · Face

캐릭터 시트 한 장으로 얼굴을 묶었습니다

주인공 얼굴은 캐릭터 시트 한 장을 정해 두고 컷마다 레퍼런스(--oref)로 붙였습니다. 클로즈업은 가중치를 높게, 뒷모습은 낮게 줬고, 멀리서 잡은 원경에는 붙이지 않았습니다. 원경에 붙이면 인물이 화면 앞으로 끌려 나옵니다.

가로등 아래에서 고개를 든 주인공밝은 빛 속 주인공의 얼굴 클로즈업골목에서 눈물을 닦는 주인공
0:06 · 1:12 · 2:54주인공 클로즈업 세 컷. 빛과 각도가 바뀌어도 같은 얼굴이어야 했습니다.
04 · Motion

스틸을 움직인 두 가지 도구

고른 스틸은 MJ Animate의 Low Motion으로 움직였습니다. 이렇게 만든 클립이 99개입니다.

9월에는 넥타이를 푸는 컷, 재킷을 벗는 컷처럼 주인공의 상태가 바뀌는 장면을 Kling 3.0(Higgsfield)으로 새로 만들었습니다. 67개를 뽑았습니다.

최종 68컷은 MJ 58컷, Kling 9컷, 검은 화면 1컷입니다.

동이 트는 구름 앞에 선 양복 차림의 주인공
2:24구름 앞의 주인공.
05 · Edit

모자란 길이는 감속으로 채웠습니다

편집은 CapCut에서 했습니다. MJ 클립은 한 개가 5초라 컷 길이가 모자랄 때가 많습니다. 정지 화면으로 늘리면 바로 티가 나서 속도를 늦췄습니다. 68컷 중 28컷이 감속이고, 가장 느린 컷은 0.3배속입니다.

06 · Finish

마감 작업

가짜 한글 간판

AI가 그린 간판 글자는 대부분 엉터리입니다. 「千合」처럼 뜻 없는 글자를 「복덕방」으로 바꾸는 식으로 여섯 군데를 고쳤습니다. 폰 화면에서는 잘 안 보여도 크게 띄우면 바로 보입니다.

뜻 없는 글자가 그려진 파란 세로 간판Before「복덕방」으로 고친 같은 간판After
2:54같은 장면의 이전 판과 공개본. 「千合」이 「복덕방」이 됐습니다.

가짜 4K

CapCut에서 4K로 내보내도 원본이 832×464라 늘린 그림일 뿐입니다. 720p로 무손실 렌더한 뒤 Real-ESRGAN(애니메이션용 모델 realesr-animevideov3)으로 3배 키우고, 원본의 입자와 톤을 다시 입혔습니다. 집에 있는 RTX 3070 Ti로 6,960프레임을 돌렸습니다.

같은 장면 두 곳을 확대한 비교. 왼쪽은 흐릿하고 오른쪽은 선이 또렷하다
같은 프레임을 확대한 비교. 왼쪽은 CapCut이 늘린 4K, 오른쪽은 Real-ESRGAN으로 3배 키운 판입니다.

자막

Whisper로 단어마다 시간을 뽑아 한국어·영어 자막 36줄을 맞췄습니다. 렌더한 뒤에는 6,960프레임 전부에서 자막이 뜨는 시각이 자막 파일의 일정과 맞는지 다시 확인했습니다.

썸네일

썸네일은 물웅덩이에 비친 새벽 하늘 위에 선 구두입니다. 발밑에 고인 하늘이 그가 마신 새벽입니다.

07 · Notes

해 보고 남은 것

  1. 화풍 단어는 프롬프트 맨 앞에 둡니다.
  2. 결과가 별로면 같은 프롬프트로 다시 돌리지 않고 문장을 고칩니다.
  3. 크게 띄워 놓고 봅니다. 간판 글자, 손가락, 허공에 뜬 그림자는 작게 보면 안 보입니다.
  4. 짧은 클립은 정지 화면 대신 감속으로 늘립니다.

프롬프트 정리, 다운로드, 렌더, 업스케일, 자막 맞추기처럼 반복되는 일은 Claude(AI 에이전트)에게 맡겼습니다.

분홍빛 새벽 구름 위로 새 떼가 지나가는 하늘
3:00새벽 하늘.
08 · Shorts

쇼츠 세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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